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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 :: 2011/02/14 08:08



좌린이 일찍 퇴근한 어느날 저녁
해람이 목에 보자기를 두르고 머리카락을 잘라 주었다.
지난 십여년간 단 한번도 꺼낸적이 없었던 바리깡을 들고 조심조심...
해람이도 최근에 미용실에서 엄마, 아빠, 누나가 머리 자르는 모습을 봐서일까, 왱~하는 기계음에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고 몸에 닿는 느낌이 간지럽다고 키득키득 기분좋게 웃고 있었다.
아들의 머리카락을 손수 잘라주는 것, 해 보고 싶었던 거야.
보자기의 머리카락을 털어내며 좌린이, 약간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
아빠가 이발사가 되고 아루가 조수가 되어 해람이 머리카락을 자르는 사이에 나는 부엌에서 돼지고기를 튀기고 있었다.
아이들이 탕수육을 좋아해서, 돼지고기를 한 번에 많이 튀겨서 냉동실에 넣어 두고 조금씩 꺼내 먹곤 하는데
얼마전에 사둔 닭가슴살까지 모두 튀겨내다보니 다른 때보다 양이 많았다.
한 시간 꼬박 가스레인지 앞에 붙어서서 튀김을 하고나니 온 몸에서 기름 냄새가 진동을 했다.
다 튀겨놓고 튀김에 맥주 한잔 하려고 했으나 냄새에 질려 먹고 싶은 생각이 싹 달아나 버렸다.
내 몸에 배인 기름 냄새 속에서 퍼뜩 어린시절 엄마 냄새가 떠올랐다.
명절, 제사때마다 음식을 도맡아 했던 엄마, 하루 종일 지짐을 부치고 음식을 만드느라 지친 엄마에게서 맡았던 냄새...
그와 함께 어린 시절 엄마가 직접 만들어 주셨던 도너츠, 계란빵, 카스테라 등이 떠올랐다.
돼지고기를 튀겨서 도시락 반찬으로 싸 주시곤 했는데 지금 내가, 어린 시절 엄마가 우리에게 해 주신 것처럼 그렇게 우리 아이들에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니 피식 웃음이 났다.
스무살에는 아니, 첫 아이 아루를 낳을 때까지도 단 한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모습으로 내가 살아가고 있구나.
어릴 때부터 여성도 경제활동을 하면서(돈을 벌면서) 자신의 능력을 펼쳐야 한다고 교육 받았고 전근대적이고 무능력한 여성의 표상인 전업 주부로 사는 것은 생각할 가치조차 없는 일이었는데...
어느 밤샘 술자리에서 주민등록 말소하고 혼자 어딘가에 숨어서 살겠다던 이십대 중반의 좌린 역시 아들의 머리카락을 자르며 아버지의 로망이야,라고 말하게 될 줄 상상이나 했을까.
부아앙~ 비행기를 타고 더운 나라로 여행을 간다는 이야기에 한껏 들뜬 아이들이 늦게 잠이 들고 여행 짐 리스트를 적으며 새로 만든 해람이 여권을 보면서 우리도 무척 신이 났다.
회사를 그만 두고 아이들을 키우기로 한 것은 잘한 선택이었다.
물론 두 가지 병행할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했고 회사에서 돈을 버는 것보다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것이 내겐 훨씬 중요하니까...
하지만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과 집안일에 나누어 쓰다보면 나 혼자 무언가에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 늘 아쉽고 일주일에 이틀이상 자정에 퇴근하는 좌린을 보면 안쓰럽지만 불만스럽기도 했다.
같이 길을 간다는 것은, 같이 걸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마음에 큰 위로가 된다.
같이 가기 위해서 때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참고 기다려야 하고 상대방의 빠른 걸음에 맞추어야 할 때도 있으며 같이 걸으면서도 때로는 혼자라는 착각과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내 멋대로 하고 싶은 유혹에 빠져들기도 하지만...
서로를 믿고 함께 나아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을 앞두고 내가 가고 있는 길, 우리가 함께 가는 길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1월 29일 토요일 아침, 마닐라.
어두운 방 파아란 커텐 사이로 햇빛이 들어온다.
피부에 닿는 공기가 덥지만 끈적이지 않아 좋다.
불과 열 두시간전까지 영하 십도의 추위 속에 있었다는 사실, 징그럽게 춥고 지루했던 지난 겨울을 떠올리자 배시시 웃음이 났다. 드디어 왔구나!
막판에 항공권이 잘못된 것을 알고 지난 이틀동안 얼마나 정신없이 보냈는지, 지난밤 비행기를 타기 불과 몇시간 전까지 이 비행기를 탈 수 있을 지 몰라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이제 그딴 것은 모두 서울의 추위와 함께 과거의 시간이 되어 버렸다.
아이들은 공항에서 비행기를 보면서부터 몹시 들뜨고 즐거워했고 늦은밤 기내식도 뚝딱 해치웠다.
한밤중에 내린 낯선 곳에서 낯선 공기, 낯선 사람들을 마주하고 해람이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지만 엄마 품에서 곧 안정을 찾았다.
오늘은 어디서 잘까...잘 곳을 정하지 않고 낯선 도시에 내린 것이 참 오랜만이다.
새벽 한 시, 어디로 가야할지 아직 모르지만 새로운 경험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픽업나온 차들을 타고 여러무리의 사람들이 바쁘게 사라지는 동안 우리는 느긋하게 공항 벤치에 앉아 옷을 갈아입고 겨울 옷을 가방에 쑤셔 넣었다.
좌린이 담배를 피우는 사이에 경찰이 다가와 좋은 호텔이 있다며 호객행위를 한다. 경험상 경찰 제복이라든지, 정부가 인정한 가이드 푯말 같은 것이 결코 믿을만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만 가격이라도 알아두려고 귀담아 들었다.
한국 여행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공항근처의 호텔을 물어서 택시를 탔다.
행선지를 미리 말하고 미터 택시를 탔지만 역시나 택시 기사는 우리가 가자고 하는 호텔을 모른단다.
비행기에서 좌린 옆자리에 앉았던 아저씨에게 받은 호텔 지도가 있어서 그리로 가자고 했더니 공항에서 너무 멀어서 내일 다시 공항으로 오는데 불편하다며 자기가 아는 호텔을 소개해주겠단다.
여행을 하면서 이런 일을 겪을 때 나는 종종 분통을 터뜨리곤 했다. 얄팍한 상술에 속아 넘어가는 것이 불쾌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가장 큰 원인은 잘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던 같다.
이제는 이런 상황에서 어느정도 느긋해질 수 있게됐다. 공항에서 멀리가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고, 다른 선택이 없으니 택시 기사를 따라가기로 했다. 머릿속으로 아까 경찰이 이야기한 호텔의 가격과 택시 기사에게 줄 팁을 생각하면서...
처음 간 곳에는 빈 방이 없었고 한밤중인데도 북적거리는 홍등가와 술집들이 늘어선 거리를 지나 오래되고 낡았지만 제법 큰 호텔에 방을 잡았다.
더블 침대 두 개를 붙여 넷이 나란히 누웠다.
가슴이 두근거려 잠이 올 것 같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좌린과 비니의 새로운 동행, 아루와 해람.
아루가 두돌이 되기전에 발리를 다녀왔는데 그때와 비교할 수 없게 아루는 씩씩하고 활기차다.
두 돌이 갓지난 해람이는 누나가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누나가 있어서 그런지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하는 듯하다.






호텔에서 내려다본 골목길
여행이 즐거운 것은 낯선 공기, 낯선 풍경, 낯선 냄새, 새로운 맛... 오감이 깨어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해주기 때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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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erenow | 2011/02/14 16: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비니님.

    아이들과 함께 한 여행 이야기, 사진도 좋고 글도 좋네요.
    제가 경험하지 못하는 세계를 비니님 블로그를 통해 살짝 엿보고 가요. ^^

    • beany | 2011/02/16 03:17 | PERMALINK | EDIT/DEL

      herenow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herenow님 이야기 들으러 블로그에 놀러갈께요.
      (가끔 생각이 났는데 이제야 링크에 올렸어요^^)

  • 김태민 | 2011/03/02 00: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랜만에 들려요. 한 1년 만에 온 것 같네요.
    잘 지내고 있으세요? 한밭고 후배 김태민 입니다.
    써 놓으신 길에 대한 글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네요.

    "같이 길을 간다는 것은, 같이 걸을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마음에 큰 위로가 된다.
    같이 가기 위해서 때로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참고 기다려야 하고 상대방의 빠른 걸음에 맞추어야 할 때도 있으며 같이 걸으면서도 때로는 혼자라는 착각과 외로움을 느끼기도 하고 내 멋대로 하고 싶은 유혹에 빠져들기도 하지만... 서로를 믿고 함께 나아가는 한 걸음 한 걸음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길이라는 단어만 생각하면 왜이리 눈물이 나는 지. 작년에 다녔던 제주도 올레길이 떠오르며 그리움에 젖어 봅니다.
    그리고 가끔은 참고 기다려주지 못했던
    내 모습이 바보같이만 느껴지네요. 난 왜 그리 욕심도 많고 못다한 것도 많은 건지.
    어쩔땐 말이죠 어떤 게 욕심이고 어떤 게 열정인지 헷갈려요.
    욕심이면 버리면 되는데 열정이면 불살라야 하는 거쟎아요. 무리해서라도.
    사진에서 보는 아이 키우는 모습이 너무너무 당차고 훌륭해 보입니다.
    저도 4달 있으면 곧 아빠가 되는 데 잘 해낼 수 있을 지 걱정이네요.
    종종 들어와서 예쁜 사진 좋은 글 볼테니 무한업데 부탁드립니다.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라며.

    태민 from Florida

    • beany | 2011/03/09 16:39 | PERMALINK | EDIT/DEL

      태민아, 오랜만에 소식 전해주어 정말 반갑고 고맙다.
      네 글을 읽다보니 모든 일에 적극적이었던 예전의 네 모습이 떠오르네.
      여전히 열심히 살고 있구나.
      넉달 후에 아빠가 된다니 축하해.
      걱정하지마, 좋은 아빠가 될테니!
      그래, 종종 들러서 소식 전해주고
      멀리서 너야말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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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간다간다간다~ 넓은 길로~♬ :: 2010/02/26 02:52

 




 

지난주 날씨가 급 따뜻해져서 밖에서 신나게 놀았다.


봄이 되니 의욕 만땅
강동맘 까페에서 알게 된 엄마들과 사진 모임을 시작했다.
'좌린과 비니의 사진가게' 절판을 계기로 예전 사진과 글을 다시 보는 중...
블로그도 새로 손 보고 싶고
새해 다짐 중의 하나인 스페인어 동화 읽기도 해야하고
피아노도 계속 배우고 싶은데
아이들 재우고 집안 일 정리 좀 하고 뭣 좀 해볼까하고 앉으면 새벽 한 시
그나마 해람이가 잠을 잘 주무시면 좋으련만
요즘들어 왜 더 자주 깨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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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0/03/08 21:43 | PERMALINK | EDIT/DEL | REPLY

    혠맘이에요^^* 아루가 자전거 잘타는거 같아요~ ㅋ 울딸은 작년부터 사달라고 노래를 했건만 아직 못사줬거든요~ 올해는 날좀 풀림 사줄까.. 하긴하는데 태울곳이 마땅치 않아서 고민중이랍니다 ㅜ.ㅜ 혹시 올팍에 자전거도 대여해주나요 ^^?

  • Jenna | 2010/03/10 06: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와~ 애기들 크는거 순식간이예요

    아루는 물론이고 둘째는 또 언제 저리 컸댜~ 하하하하

    너무 잊을만하면 들르는 기분이 드네요. 그래도 전에는 종종 왔는데 영~ 업뎃 없어서 눈구경만하다가 휘릭! 하하

    간만에 발도장 제대로 찍고 가요 ^^

    낭군님께도 안부를~

  • beany | 2010/03/11 02: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썬/조심성이 많으셔서 자전거타는 속도가 거의 어른이 천천히 걷는 걸음걸이 정도 됐었는데 다섯 살이 되더니 이제 속도도 제법나고 오르막길도 저렇게 혼자 잘 올라가네요. 내리막길에서 브레이크 잡는 것도 잘 하시고....
    올팍에 자전거 대여는 하는데 어린이 자전거도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다음에 가게되면 확인해볼께요
    Jenna/업뎃이 너무도 뜸~했던 탓이지, 뭐... 포스팅 좀 열심히 해보자, 고 늘 마음은 쓰는데 어쩌다보면 어느새 한 달이 쓱 두달이 뚝딱 지나가버리네.
    쩬은 어케 지내는지, 한국 함 올 때가 되지는 않았는지... 보고싶당

  • weon | 2010/03/17 02:2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언니, 아루는 이제 어엿한 어린이가 되었네요. 에공 귀여워라~
    이렇게 보니, 아루는 하아린 오빠를 닮았네요. 글구, 해람이는 언니 닮았나봐요. 특히 눈! ^^

    • beany | 2010/03/17 03:45 | PERMALINK | EDIT/DEL

      그치, 아루는 아빠를 많이 닮았고 해람이는 나를 좀 닮은 것 같아.
      근데 아루는 완전 좌린 붕어빵이지만 해람이는 그렇게 나를 쏙 빼닮은 것 같지는 않다. 눈이 좀 커서 그렇지 아루 어릴 때랑 비슷하기도 하고... 아이들은 자라면서 얼굴이 많이 달라진다니 두고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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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식물원 :: 2008/01/23 02:16























사누르-꾸따-우붓 일정에서 이제 마지막 우붓에서의 5일이 남았다.
우붓에서 지낸 숙소는 객실이 6개밖에 없는 작은 호텔이었는데 방 앞에 작은 뜰이 있어서 아주 좋았다.
문을 열고 나서면 바로 땅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이 참 행복했다.
아침마다 아루랑 호텔 입구까지 산책을 하고 땅에 떨어진 꽃을 주웠다.
울창한 나무와 예쁜 꽃들을 보다보면 작은 식물원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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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키마눌 | 2008/03/04 15: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아루가 든 꼿, 프란지파에 넘 이쁘죠? 푸껫에서 날마다 저 꽃을 주워다가 묙조에 띄워놓고 기분을 냈답니다. ㅎㅎ
    아루도 많이 커서 이제 아기가 아니라 여자아이 라는 느낌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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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루와트 사원&바운티 크루즈 :: 2008/01/22 01:30

발리에서는 누구나 투어 가이드를 할 수 있단다.
길을 걷다보면 차를 세워 놓고 '트란스뽀트?' 하고 묻는 사람과 쉽게 마주칠 수 있는데 이들이 모두 차 한 대 가지고 영업하는 '투어 가이드'들이다.
호텔에서만 지내기 좀 지루해서 울루와트 사원에 반나절 투어를 다녀왔다.


울루와트 가는 길에 들린 문화공원
채석장이었다는데 돌을 이렇게 깎아 공원으로 만들었단다.


대형 가루다 상과 비쉬누 상이 있는데


10년 프로젝트로 결국 이런 모양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현재까지 만들어진 가루다와 비쉬누 상 일부만 해도 규모가 엄청난데 진짜 어마어마하겠다.
가이드 영어가 서툴러 말이 왔다갔다 하긴 했지만 그의 말을 빌리면 10년 계획에서 이미 7년이 지났다는데 3년 안에 과연 완성할 수 있을까???


절벽 위의 사원, 울루와트.
사원은 출입을 막아 놓아서 들어갈 수 없었다. 사원 쪽에서 바라본 절벽
절벽 위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께짝 댄스를 하고 있었다.


사납기로 유명한 울루와트의 원숭이.
여행객 모자를 빼앗아 달아나다가 모자를 달라고 하자 으르렁 거리는 모습. 가이드 중 한 명이 바나나를 던져 주면서 쫓아 가서 결국 모자를 받아 왔는데 그 직후에 누군가의 전자 사전을 낚아채고 달아나 버렸다.
본 적이 없어 모르겠는데 발리 어쩌구 하는 드라마에서 조인성이 여기에서 원숭이에게 썬글라스를 빼앗겼다나 뭐라나...
원숭이 때문에 내내 안경을 벗고 다녀야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해산물을 먹으러 짐바란에 갔는데 하늘을 온통 뒤엎은 연기에 어디서 불이 난 줄 알고 깜짝 놀랐다.


알고보니 이 모든 사람들이 먹고 있는 해산물을 구우면서 나는 연기


내친 김에 배도 탔다.
아루가 사누르 호텔 식당의 수족관을 아주 좋아라 해서 잠수함을 타고 실제 바닷 속을 볼까 했는데 예약이 꽉차서 '반잠수함(semi submarine)을 탈 수 있다는 여행사 직원의 꼬드김에 바운티 크루즈를 탔다.
바운티 크루즈를 타고 램봉안 섬 근처에서 다양한 수상 스포츠와 램봉안 마을 투어를 즐기는 프로그램.
아루랑 같이 있어서 스노쿨링은 못하고 오리보트를 타고 램봉안 섬 근처까지 갔다왔다.
좌린은 배 꼭대기에서 다이빙 다섯 번, 나는 발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으로 대충 만족.


이 것이 바로 반 잠수함.
정박해있는 배의 계단을 내려가면 양쪽 벽이 유리로 되어 있어서 유리를 통해 바다 속을 볼 수 있었다.


덥수룩 수염과 머리 때문에 좌린은 어딜 가나 일본이냐는 이야기를 들었고


나는 인도네시아 현지인 취급을 받았다. 물어도 보지 않고 인도네시아어를 막 해서 당황하기도...-_-;;
바운티 크루즈에 한국인 단체 관광객이 정말 많았는데 그들의 뽀얀 피부를 보니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할 만 하겠다 싶다.


억지로 젖을 떼지 않겠다고 다짐한 것도 있지만 이렇게 아루를 품에 안고 있는 것이 좋아 계속 수유를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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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ita | 2008/01/23 03: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그럼 일본인 아저씨와 현지인 beany님 사이에서 태어난
    뽀얀 아루까지 ^^
    복합 문화 주의 가정으로 오해받으셨겠어요 ㅎㅎ
    잠자는 아루는 천사같아요 히히.

  • 구름빵 | 2008/01/23 16:2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니, 이 겨울에 발리서 현지인 취급이라면, 여름엔 한국에서도 외국인 취급 받으시겠어요. 크크크~!

  • beany | 2008/01/28 03: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anita/좌린의 덥수룩 머리와 수염이 워낙 강렬해서 아루와 난 도매금으로 같이 일본인으로 오해를 받았죠... 다문화 가정이라, 듣기 좋은데요.
    구름빵/저도 제가 이렇게 까만 편에 속하는 지 몰랐지 뭐예요. 뽀얗지는 않아도 밝은 쪽이라고 그동안 왜 그렇게 착각하며 살았는지....-_-;;

  • 비비아나 | 2008/01/30 09:3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이를 품에 안고 있을때의 그 행복한 느낌..
    전 여섯살 큰아이도 가끔 저렇게 안아주는데
    아이도 저도 그 시간 참 행복해하는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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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는 즐거워~ :: 2008/01/16 01:20


사실, 우리에겐 조그만 수영장 하나만 있어도 된다. 아니, 어떤 상황에서도 재미있게 놀 수 있지만 수영장 하나 있으면 더 즐겁게 지낼 수 있지.
이 호텔의 자랑은 바로 이 것, 4층의 수영장. 제법 운치가 있다.
그러나 사진만큼 멋지지는 않다. (역시 좌린은 사진을 잘 찍어^^)


요 앞의 수영장이 키즈풀인 듯. 와이드로 찍어서 그렇지 정말 작다.
그래서 아루가 놀기에 딱 좋았다. 큰 아이들은 시시해서 안 오고 아루만의 프라이빗 풀~



















수영장이 작고 물이 얕아 만만하던지 아예 겁없이 몸을 물 속에 던지곤 했다.
(큰 애들이 다이빙 하는 것을 보더니만...-_-;;;)
그리고 평소에 집에서 목욕할 때는 샤워기로 머리에서 물이 떨어지는 것을 싫어했는데
샤워기에서 물 맞는 것을 이렇게 좋아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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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 | 2008/01/23 13: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웅 아루 정말 귀여워요~! 록시 수영복 탐스럽다!

  • beany | 2008/01/28 03: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루님의 깜찍한 비키니는 선배네서 물려 받았는데 3세 사이즈라서 허리를 줄여 입던 거였거든요. 록시는 발리에서 큰 맘 먹고 개비한 거랍니다. 예쁘죠??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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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 2007/12/12 04:20




드디어 좌린이 말 많고 탈 많았던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그렇다고 저녁 일찍 칼 퇴근하는 아름다운 생활을 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주말을 함께 보낼 수 있고 무엇보다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이 참 다행이다.
아루님은 아빠랑 노느라고 한동안 밤 열두시, 한 시까지도 잠을 안자고 버티더니 이제 좀 안정을 찾아가는 듯.
나역시 잔뜩 긴장해 있던 몸과 마음이 흐물흐물 풀어지는 느낌.
하아린이 바쁠 때는 나 혼자 모든 일을 해야 하니까 미룰 수 없었는데 요즘은 집안 일을 쌓아 놓고 미뤄두기도 하고 가끔은 툴툴툴, 투정도 부린다.

그리고, 드디어 여행을 가는 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발리에 빨리 가면 좋겠다.' 이런 농담을 하곤 했는데 이제 내일이면 발리행 비행기를 탄다. 흐흐
이제부터 여행모드라고 지난 주말에는 아루랑 버스를 타고 돌아다녔다. 우리 썬글라스를 맞추면서 아루도 하나 얻어 주었더니 요즘 밖에 나가려면 꼭 챙긴다. (햇빛 안경은 밖에서 햇빛에 눈이 부실 때 쓰는 것이라고 했더니 썬글라스를 쓰기 위해 외출 준비에 아주 협조적이다.^^)



엊그제 친구가 여행가서 읽으라고 스페인어 책을 한 권 보내줬다.
sopa de pollo para el alma del adolescente,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 시리즈 중 하나인데
물론 내 실력으론 어렵겠지만
뭐, 그래도 단어 찾아가면서 대충 내용만 이해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친구 말대로 몇 장 못 읽어도 여행 자체가 내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가 될 것이니...
야자수 그늘 아래 누워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상상만으로도 너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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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레 | 2007/12/14 10: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팀장님 마지막 인사 " 이제는 여기 안올꺼 같아요 "
    발리 잘 다녀오세요^^

  • 현주 | 2007/12/16 22:4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으아, 그래서 통화가 안 된 거구나.
    이거 올해 안에 볼 수 있으려나 모르겠네^^. 그럼 즐겁게 다녀오길~ 그리고 소식 전해주길 기다릴께.

  • 민혜맘... | 2007/12/19 16:1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여행중이신가? --- 부럽당.... 한참동안이나 우울모드였어요....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간절함만 커지고 있지요...

    언제가 돌아오는 날인지.... 다시 앞글들 뒤져봐야겠네요...
    통화가 안되어 홈페이지 왔더니.... 연락주시어요......

  • 민혜맘... | 2007/12/19 16:3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덕분에 몇달동안 올린 사진이랑 글도 보고 ,, 돌아오는 날짜도
    알았음.... 아루 "돌잔치 "대신인 여행인건가요?
    -- 조심해서 즐겁게 잘 다녀오시고,,, 이 글 보는대로 연락주세요...
    전화 어려우면... 메일로......

  • 제욱 | 2007/12/20 10: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항상 알콩달콩 행복모드-- 아루는 날이 갈수록 예뻐지내용.. 오.. 그리고 대화도 하나봐요. ㅎㅎ

  • 씬디.. | 2007/12/24 15:1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랜만이네요..
    발리라...가까운(?) 곳으로 왔네요.
    좋겠당...난 둘째놈 까지 키우느라..정신이 없는데.
    둘째넘 돌지나면 저도 훌쩍 떠나 볼려고요..
    나도 여행이 점점 고파지고 있거든요..

    아루가 참 많이 컸어요..
    사진 보고 깜짝 놀랐네요..
    그리고 여전히 아빠랑 국화빵이고요..
    건강하게!!!

  • Jenna | 2007/12/30 01:40 | PERMALINK | EDIT/DEL | REPLY

    방금 메신저 보이시길래 인사를 슝~ 보냈는데 금새 사라지셨네..

    엇~ 또 보인다...ㅎㅎ
    그래도 여기다 남겨야징..

    저는 한달전에 아틀란타로 이사왔어요.

    여기서 적응 잘하고 잘 지내고 있답니다.
    곧 발리 사진이 올라 오겠네요. 기대하겠나이당 ㅎㅎ

    새해....더 행복한 가정이 되시길 바라며.......쩬~올림

  • beany | 2008/01/03 01:27 | PERMALINK | EDIT/DEL | REPLY

    플레/덕분에 잘 다녀왔습니다. 근데 좌린은 1월에 또 인수인계하러 가야 한다네요...-_-;;
    현주/크리스마스, 연말에 여행을 하니까 해 바뀌는 것이 별로 실감이 나질 않네. 조만간 보~자
    민혜맘/여행간다고 미리 말씀 드렸던 것 같은데..., 아닌가요? 어쨌든 죄송, 그리고 고맙습니다.
    제욱/으으으으으, 아, 크크, 이런 의성어들로 물론 대화 가능, 적어도 엄마, 아빠는 아주 정확하게 발음하지.
    씬디/그래도 요즘은 엄마 많이 닮았다고들 하던데요...-_-;;;
    Jenna/메신저가 자동 로긴이 되어 있었나??? 어떻게 지내는 지 궁금. 혹시 싸이나 블로그가 있음 알려줘~~~ 쩬도 새해에 더 행복하고 더 즐겁게 지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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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사진 :: 2007/11/04 00:11



아루 여권용 사진을 찍었다. 거실 벽에 세워 놓고 여러 장 찍었는데 어떤 걸로 할까.



나도 여권 유효 기간이 끝나 새 여권을 발급 받아야 한다. 여권 사진 규격을 보면 '입은 자연스럽게 다문상태이어야 함.'이란 문구가 있는데 앞니가 크고 살짝 튀어나온 나로서는 참 어려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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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ukury | 2007/11/04 13:52 | PERMALINK | EDIT/DEL | REPLY

    ㅎㅎ 아루는 세번째, 비니님은 두번째 사진.
    그럼 출국 못할까요? ^ ^;

  • anita | 2007/11/06 01:1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이야, 아루가 정말 멋진 모델이네요^^
    아루 사진 다 예쁘지만, 여권에 쓰시려면 ㅎㅎ 네번째 사진?
    (그리구 저 역시 앞니 때문에 여권용 사진을 찍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

  • beany | 2007/11/09 00:2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루님 세번째 사진은 지갑용 사진으로 인화했구요, 두번째랑 비슷하게 살짝 웃는 사진으로 최종 선택.
    엊그제 여권신청하고 왔는데요, 여권신청 서류 작성하느라고 진땀뺐답니다. 아루님 이름에 한자도 붙여주었는데 쓸줄을 몰라 갸우뚱, 본적지를 써야하는데 가물가물...(혼인 신고를 하고나니 호주가 시부모님이 되고 본적지도 경남이 되더라구요, 빨리 호주제가 폐지되어야겠다는 생각이 여기서 다시 불끈 들더라구요)
    여권 신청 받는 분이 '이거 여권용 사진 아니죠?' 라며 사진이 정면을 제대로 응시하지 않고 양쪽 귀가 모두 나오지 않았다고 태클을 걸었는데 그럭저럭 통과!됐어요. 여권사진 규격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까다롭네요.

  • 살구꽃 | 2007/11/28 12:02 | PERMALINK | EDIT/DEL | REPLY

    와우~ 아루 세번째 사진, 놀랍다. 어떻게 저런 경지의 '이쁜척' 포즈를 취할 수 있는 거지? 우리 호두의 촌시럽고 과장된 이쁜척과는 비교가 안되는, 세련미와 절제미가 폴폴 묻어나는....ㅋㅋ

    • beany | 2007/12/05 22:06 | PERMALINK | EDIT/DEL

      조금 어색해하면서 하는 '까~꿍'인거죠. 호두야말로 오동통통 넘 예쁜걸요. 삼척에는 잘 다녀오셨어요? 입금은 어제사 했답니다. 죄송!

  • 민혜맘... | 2007/12/19 16:1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자주 들러 보지 못함을 또 후회하고 있네요...
    여러가지로 게을러요... 아루와 엄마의 모습에서 평화로운 행복이 묻어나서
    너무 이뻐요... 정말 금새 자라네요... 언제나 볼 수 있을지...1월에는 짬내서
    얼굴 좀 보여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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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 2007/10/27 23:57

아루가 목이 붓고 열이 나더니 지난 금요일부터는 잇몸이 빨갛게 부어 오르고 혀와 입 속에 하얗게 염증이 생겼다. 열은 꼬박 6일만에 내렸다. 입 속의 염증 때문에 젖과 우유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질 않는다. 그렇게 좋아하는 포도와 귤도 마다하고...

more..




하아린이 정신없이 바쁜데 아루까지 아프니 지난 일주일동안 참 힘들었다.
이 고달픈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랬다. 어쨌든 시간이 흐르면 아루의 잇병도 나을테고 하아린 프로젝트도 끝날 테니까,라고 생각하며 위안을 얻곤 했다.
그런데 젖을 먹고 잠든 아루 얼굴을 들여다 보다가 '요 녀석이 언제까지 이렇게 내 품에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 이 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다.
훗날에는, 아프고 힘들어서 벗어나고 싶은 이 순간도 몹시 그리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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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ukury | 2007/11/02 11: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아루가 아프군요... 열심히 이겨내는 모습이 느껴지네요.
    제 아이는 살짝 아토피가 있어요. 태어난지 한달 지나 태열로 시작한 것이 얼굴 전체를 뒤덮었다가
    이제 입가만 나다가 이제 만 9개월.. 한쪽 귓볼에만 남았어요.
    수시로 마음을 다잡으며 충분히 보습해주다가도 누구의 한마디에 마음이 지치고 우울해져
    가끔 의사의 처방을 믿고 가끔 연고를 발라주기도 했지요.
    그래도 꾹 참고 상황 지켜보고 최대한 약을 쓰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생각해요.
    원래 약도 없고 완치도 없잖아요. 아직까지 아토피 말곤 열오르거나 아픈적은 없었는데
    이제 슬슬 잔병치레를 할 시기가 오겠죠. 차례차례... 그 때 제가 먼저 지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좋은 사진에 좋은 글... 늘 흐믓하게 보아요. 업뎃 좀 자주~~~ 바래봅니다. ^ ^

    • beany | 2007/11/04 00:44 | PERMALINK | EDIT/DEL

      아직 아가가 어려서 '아토피'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물론 피부가 건조한 상태에서의 습진을 통칭해서 아토피라고들 하는데 아가때 아토피가 있다고해서 계속 나빠지는 건 아니거든요.
      아루도 여름 전까지 얼굴이 불긋불긋, 발목과 귓볼에 하얗게 각질이 일곤했었는데 요즘엔 아주 말끔해졌구요,(아루는 보습제도 많이 바르지 않았어요.) 이제 네 돌이 되는 저희 사촌 시누 아이도 돌까지 아주 심했는데 지금은 괜찮아요.(그 아이는 정말 보기에 딱할 정도로 심했는데도 스테로이드 바르지 않고도 잘 나았답니다.) kukury님 아이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꺼예요.
      '기다리는 것'이 정답인데도 참 힘들 때가 있죠. 저도 제가 지치고 힘들 때는 아루에게 해열제도 먹이고 그런답니다. 엄마가 지치지 않는 한에서 최선을 다하는 거죠...

  • 벼루집 | 2007/11/02 22:0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루가 아팠군요. 그래도 현명하게 잘 대처할 줄 아네요. 감기는 기다려주자, 생각만 그렇고 병원을 찾게 되는게 참...
    한 번 바꿔볼래요. 연우를 믿어봐야지.
    이번 일요일 점심때 대방동 식구들 불러서 밥 같이 먹고 싶은데 괜찮아요?
    내일 전화할께요.
    연우가 지난 주에도 비니 이모랑 아루를 찾더이다.

    • beany | 2007/11/04 00:46 | PERMALINK | EDIT/DEL

      내일, 아니 오늘, 점심 먹으러 가요~
      그나저나 멀리 이사를 가서 몹시 서운합니다요. 대방동 자주 놀러오세요. 아무래도 두 집이 움직이는 것보다는 연우네가 움직이는 것이 효울적이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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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back home :: 2007/10/16 01:21



거창 시댁, 사천 언니 집에서 놀다가 열흘만에 집에 돌아왔다.
마룻 바닥을 열심히 기어다니던 아루가 이제는 혼자서 아장 아장 걸어 다닌다.
"아루야, 잠깐 거기에 서 있어." 아루를 세워 놓고 잠깐 돌아서 다른 일을 하는 것이 가능했는데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 자기 맘대로 집 안을 걸어 다니는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 신통하기도 하다.
거창 부모님은 몇 년 전에 아파트에서 마당있는 집으로 이사를 하셨는데 그 깊은 뜻을 이제야 알겠다. 마당이 있는 시골 집에서 아루와 지내는 것이 참 좋았다. 소 울음 소리, 강아지 짖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아루가 밖에 나가자고 해서 거의 하루 종일 앞 마당에서 놀았다. 호기심 때문에 가까이 가고 싶으면서도 강아지가 가까이 다가오면 피하곤 하더니 나중에는 시키지 않아도 강아지 머리를 쓰다듬어 주곤 했다.
상감월 산 집에서도 하룻 밤 지냈다. 인공의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산 속 깊이 들어 오니 내가 살고 있는 공간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도시의 소음, 탁한 공기, 회색 건물, 일회용품, 숨 고를 여유도 갖지 못하는 사람들...
아루는 까마귀를 울음 소리를 따라하고 밤 하늘 별을 처음으로 봤다.(서울에서도 몇 번 별을 가리키며 이야기해주었는데 도시의 불빛에 비해 별은 존재감이 없어서 잘 알아 듣지 못하는 듯 했다.)
언니 집에서는 5살, 7살 조카들이 있어서 나랑 단둘이 있을 때보다 아루가 훨씬 활달해 보였다. 언니들이 뛰어 가면 나름 따라 잡겠다고 걸음을 빨리 걷기도 하고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을 혼자 타고 내려오기도 했다.
열흘 동안 자연을 만나고 사람을 사귀고 즐겁게 놀았다.
추석 연휴 직후에 아루의 활동량이 갑자기 늘면서 생활 리듬이 깨지고 조금 혼란스러웠는데 나도 살짝 지쳐 있었는데 이번 여행으로 아루도 나도 다시 활기를 되찾았다. 여행을 하고 돌아왔을 때 내 집이 주는 편안함을 아루도 느끼는 듯,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타서 10층 버튼을 누르고 낯 익은 현관에 들어서며 활짝 웃었다. 나는 역시 몸무게가 1.5킬로 늘었다.

사천에서 비행기를 타고 김포 공항에 내려 지하철, 마을 버스를 타고 집에 왔는데 공기가 탁해서인지 지하철 안에서 아루가 내내 눈을 부볐다. 서울에 온 이후로 얼굴과 몸에 각질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습도가 30% 아래로 떨어졌다. 보습제를 잔뜩 바르는 것이 어쩐지 화학적으로 오염시키는 것 같아 꺼림칙 해서, 그리고 몸 스스로 균형을 찾도록 기다려보자는 생각에서 보습제 바르는 것을 참았었는데, 서울에서, 아파트에서 사는 한 어쩔 수 없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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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7/10/18 20:24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beany | 2007/10/22 00:54 | PERMALINK | EDIT/DEL

      고마워.
      우린 잘 지내. 쩬은 어케 지내는 지... 보고 싶다. 한국에는 한 번 안 오는 거? 간간이 소식 좀 전하구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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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게 지낸 추석 연휴 :: 2007/09/26 23:00

좌린이 일요일까지 일을 하는 바람에 추석 연휴를 서울에서 보냈다.
오랜만에 세 식구 뭉쳐서 재미있게 놀았다.


월요일


지하철 타고


하나 둘, 하나 둘, 손잡고 걸어서 동물원에 왔습니다.


와, 아루 혼자 섰어요. 이렇게 서서 걷고 자신의 생각도 잘 표현합니다. 이제는 아루가 아기라기보다 '작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코끼리 보고


기린도 보고


돌고래 쇼까지 보고 나서 잠이 들었습니다.


아루가 잠든 사이, 정말 간만에 좌린과 비니 단둘이 셀프^^


물론 세 식구 가족 사진도 찍었죠...


사실 아루에게 가장 신나는 일은 유모차를 끌고 걸어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지나가는 뽀로로 풍선 가리키기.
TV를 본 적이 없는데도 뽀로로를 아주 좋아라 합니다. 모래놀이 셋트에 뽀로로 인형이 있고 스케치북 표지에도 뽀로로가 그려져 있는데 자기가 아는 그림이 곳곳에 보이니 신기한 모양입니다.


지하철 내렸더니 이미 해가 지고 어두워졌습니다. 마을버스를 타고 집으로~



화요일


아루와 함께 걸어서 세계여행하고 왔습니다.

초스피드 세계여행 사진은 좌린의 암실 www.zwarin.com




수요일


오늘은 덕수궁 나들이...


아장아장 걸어서 엄마에게로 옵니다. 눈 앞에까지 다 와서 와락 안깁니다.
기분 최고입니다^^




요즘 아루랑 열심히 걸어다닌다. 어떤 날은 꼬박 두 시간을 쉬지않고 걷기도 했다. 바로 집 앞 공원, 내가 여유있게 걸어서 15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아루와 함께라면 몇 시간 동안 탐험을 하기도 한다. 아루가 길을 아는 것인지 그냥 가다보니 그리 되는 것인지 잘 모르겠는데 아루가 나를 슈퍼마켓으로 이끌기도 하고 폭포 앞에 데려가기도 한다. 아루 덕에 걷기 운동 톡톡히 하고 있다.

아루를 낳기 전에 좌린과 한 다짐 중에 하나가 아이에게 돈을 쉽게 쓰지 말자는 것이었다. 아루가 복이 많은 건지, 우리가 운이 좋은 건지, 좋은 옷과 장난감을 많이 물려 받아서 이제까지 내복 한 벌 내 돈으로 사준 적이 없고 장난감은 만원짜리 실로폰 하나 사 주었다.(그것도 좌린이 인터파크에서 프로젝트 할 때 만원짜리 상품권이 생겨서 사 준 것)
그런데 동물원에서 아루가 뽀로로 풍선에 열광하는 모습을 보니 하나 사서 손에 쥐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평소에 '아이들은 아빠 난닝구만 있어도 다 잘 자란다'라고 강변하던 좌린은 마트에 가더니 한술 더 떠서 '아루가 오토바이에 관심 많던데 오토바이 하나 사줄까?, 이 뽀로로 인형 어때?' 하며 장난감 코너를 맴돌았다. 풍선이 그리 비싼 것도 아닌데, 동물원 놀러 온 들뜬 마음에 하나 사줄 수도 있는데 꾹 참았다. 한 번 사주면 아루가 볼 때마다 사달라고 할 지도 모르고, 유원지 풍선 같은 일회성 장난감을 자꾸 사주는 것은 좋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루는 뽀로로 풍선이 지나갈 때마다 손가락으로 열심히 가리켰고 그 때마다 우리는 열심히 '응, 뽀로로 풍선이네. 뽀로로가 공중에 떠 있어요.' 대꾸를 해 주었고 '아루야, 저 쪽에도 뽀로로가 있어'하고 뽀로로 찾기를 같이 했다. 부모가 되니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사주고 싶은 마음이 막 생겨난다. 이런 마음으로 뽀로로 풍선을 사서 손에 쥐어주고 사진 한 장 찍었으면 흐뭇해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루는 뽀로로 풍선을 가리키고 그 때마다 엄마 아빠의 반응을 보는 것이 풍선을 손에 쥐는 것보다 더 즐거웠을 지도 모른다. 잠깐 생각해 본 결과, 역시 그 풍선을 사주지 않은 것이 잘 한 것 같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은 요 이쁜 녀석에게 무엇이든 해 주고 무엇이든 사 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참 고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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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nita | 2007/09/27 20: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추석 잘 보내셨어요? ^^
    이제 아루는 처음 보았을 때완 비교도 안 되게 커졌네요!
    혼자 힘주어 서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귀여워요.
    제가 스페인어로 인사 이외의 말을 하게 될 때면,
    아루와 세 단어 이상의 문장으로 대화가 가능할 것 같아요- 히히.

  • | 2007/09/30 00:00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열심히, 부지런히 추석을 보냈구나.^^
    문득 부천 아인스월드에 가본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일 날이 좋으면
    카메라 들고 나들이 가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도 초스피드 세계일주로 일상의 위로를 삼아볼까나..ㅎ

  • kukury | 2007/10/04 23:2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 정말 요즘 제가 아이 키우면서 드는 생각이예요.
    처음엔 아무생각없이 이것저것 다 사주곤 했는데(왜냐면 물려받을데가 없었거든요 흑)
    5개월 쯤 되니 정신이 차려지더군요. 정말 필요가 없는 것들이구나..
    그러다보니 아무생각없이 사용하기 시작한 종이기저귀도 쓸데없고 필요가 없더라구요.
    이제 천기저귀를 쓰고... 장난감은 생활용품에서 대체하고...
    그럼에도 사주고 싶은건 아주 많은 고민끝에 사기도 하지만.. ㅎㅎ
    역시 아이들은 그냥 자연과 벗하고 부모와 벗하는게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우리도 그렇게 컸잖아요 ^ ^

  • Ryan | 2007/10/08 19: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추석 연휴를 이렇게 보냈내요...
    아루 키가 부쩍 큰듯 하네요. 이제 걷기대회 동참 할 듯. ㅋㅋ
    저는 또 나갑니다. 쩝 ㅡㅡ;; 이번에는 2주 정도...

    병헌이랑 마누라가 고생... 출장가면 병헌이 뒷통수가 그렇게 보고자파요 ㅡㅡa
    동글동글 몽실 몽실...

  • anita | 2007/10/13 01:58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루랑 비니 님이 보고싶어서, 이 사진 또 보고 가요.
    나는 아루가 저렇게 기분이 좋을 때 입 크게 벌리고 코를 찡긋하는 표정이
    참 좋아요. 즐거움을 만끽하는 저 표현력이 정겨워요.
    참 예쁜 아가에요. ^^

  • | 2007/10/13 02: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

    • beany | 2007/10/16 09:22 | PERMALINK | EDIT/DEL

      gyoung/당근 기억하지. 반갑다, 반가워~ 나도 네가 어떻게 지내는 지 참 궁금했는데 네 글을 보니 정말 좋다. 이름이 윤서? 14개월이면 아루랑 석달 차이네... 또래 아이가 있다니 더 반갑네. 종종 연락하며 지내자. 한 번 만나면 좋겠다. 우리 못 만난지 거의 15년 가까이 되지 않았니?

  • beany | 2007/10/16 09:14 | PERMALINK | EDIT/DEL | REPLY

    anita/블록에 자주 들러 글 남겨서 고마워요. 그래서 마치 자주 만나는 사이 같아요~ 그러고보니 이번 달에는 한 번도 못 만났네요.
    활/아인스월드 다녀왔니? 한번 가볼만하긴한데 규모가 그리 크진 않다. 입장료(8500원)이 살짝 아깝기도... 글구 그늘이 없어 햇빛 쨍한 날엔 모자나 양산이 꼭 필요!
    kukury/자연과 사람들과 벗하며 지내는 것이 좋은데 도시에서는 자연과 가까이하는 것이 참 어려운 것 같아요. 그림책을 보며 나무랑 동물들을 그림으로 익히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곤합니다,
    Ryan/희철씨도 정말 바쁘네요. 좌린도 몇 달 째 정신 못차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프로젝트는 끝날테니까..., 이렇게 생각하며 위로를 삼죠. 저도 병헌이가 보고 싶어요. 그새 또 얼마나 달라졌을까?!
    gyoung/당근 기억하지. 반갑다, 반가워~ 나도 네가 어떻게 지내는 지 참 궁금했는데 네 글을 보니 정말 좋다. 이름이 윤서? 14개월이면 아루랑 석달 차이네... 또래 아이가 있다니 더 반갑네. 종종 연락하며 지내자. 한 번 만나면 좋겠다. 우리 못 만난지 거의 15년 가까이 되지 않았니?

  • weon | 2007/10/19 02: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아루 앞머리는 누가 저렇게 가지런하게 잘라줄까? ^^ 에구 귀여워라~

    • beany | 2007/10/22 00:56 | PERMALINK | EDIT/DEL

      동네 미용실 솜씨란다. 나는 워낙 이런 방면에 소질이 없어 손 댈 생각을 못하지. 근데 아가들 머리 자르는 것도 나름 트렌드가 있다나? 엊그제 만난 엄마가 그러는데 요즘 트렌드가 이렇게 앞머리를 가지런하게 자르는 거라 하더라구-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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