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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루양 해람군 :: 2009/05/19 12:54![]() 아루양 36개월, 해람군 6개월 ![]() 배밀이. 백일 지나 삼일만에 뒤집기를 하시더니 여섯달 기념으로 배밀이를 시작했다. 손을 뻗어 잡으려고 하면 빙글빙글 돌아서 도망가버리는 오뚜기를 따라가려고 기를 쓰다가 조금씩 조금씩, 사방 1미터 요를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진입! ![]() 해람이는 감정 표현이 풍부하다. 조금만 불편해도 큰 소리로 울고 눈 마주치고 웃어주면 또 얼마나 크게 잘 웃는지! 동물 울음 소리를 흉내내거나 의성어가 많은 그림책을 읽으면 큰 소리로 껄껄~ 웃어서 모두가 함께 웃는다. 젖을 먹고 기분이 좋으면 고양이처럼 갸르릉 갸르릉 노래를 하시는데 목청도 좋다. ![]() 아토피. 아루도 돌 전에 볼이 빨갛게 태열이 있어서 "연변 아가", "알프스 소녀 하이디" 등의 별명을 붙여주었었는데 해람이는 정도가 심해서 진물이 날 정도. "어머, 아기가 아토피가 심하네~" 보는 사람들마다 한마디씩. 걱정스러워 그랬겠지만 아무리 아가라도 면전에서 그리 호들갑은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 특효약이라고 추천해주는 것도 가지가지. 하지만 객관적 근거없는 민간 요법은 별로, 몇 번 바르니 싹 낫더라는 약들은 오히려 의심스러워 진물이 심하게 나는 부분에 항생제 연고만 조금씩 발라주고 있다. 볼 때마다 안쓰럽고 딱하지만 뾰족한 수 없을 듯. 크면 좀 나아지겠지. ![]() 눈물의 포대기. 아기띠도 싫어하셔서 포대기로 업어야 하는데 포대기 매는 것이 서툴러 얼마나 씨름을 했는지 자다가 옷장 서랍에서 각양각색의 포대기가 끝도 없이 나오는 꿈을 꾼 적도 있다. (그러고보면 아루님은 얼마나 순한 아가였던가!!! 포대기를 맬 기회가 없었으니...) ![]() 6개월의 기적?!! 아기가 태어나서 바깥 세상에 자리 잡는 데 백일 정도 걸린다고, 심하게 보채던 아가도 백일이 되면 좋아진다고 흔히들 '백일의 기적'을 이야기 하지만 해람군에게 '백일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T.T 물론 안아줘도 젖을 주어도 계속 울던 것은 차츰 좋아졌지만 바닥에 누워서 놀거나 잠을 자지 않아 하루에 열 시간 이상 안고 업고 지내야 했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그래도 이제 배밀이를 하면서 혼자 노는 시간도 많아졌고 유모차에서 20분 정도는 앉아 계시며 신길동 정도는 카시트에서 울지 않고 다녀올 수 있게 되었다. 벌써 여섯 달, 이만큼의 시간이 더 흐르면 돌이 된다고 생각하니 몸은 덜 힘들어서 좋지만 꼬물꼬물 요 예쁜 모습 못 보게 되는 것은 아쉽네. ![]() 놀이터에서 놀다가 아루가 넘어져서 턱을 다쳤다. (손가락 마디 크기로 살갗이 벗겨져 거창말로 "팥 갈았다") "엄마, 이제 하나도 안 아파." "아루는 만져도 안 따가운데.." 보기에도 꽤 따가울 것 같은데 아프지 않다고 말씀 하신다.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한 번씩 아프지 않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쑤시고 아픈 모양. "아루야, 따갑고 아프지?" 물어도 끝끝내 아프지 않다고, 심지어 저녁을 먹다가는 "엄마, 된장국을 먹었더니 하나도 안 아파. 된장은 좋은 음식이라서 된장을 먹으면 아픈 것이 낫는대." 라고. 아루는 하나도 안아파, 생각만하면 생각대로, 비비디바비디부~ ![]() 요즘 아루님의 자존감은 하늘을 찌를 듯 하여서 뭐든 스스로 하려 하고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 넘어져도 아프지 않고 가파른 경사도 무섭지 않다. 혼자 옷을 입고 단추를 채우는 것 까지 스스로 할 수 있게 되니 좋지만, 왜 옷을 입어야 하는지, 왜 지금 나가야 하는지 설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 ![]() 해람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아루님은 자칭 '어린이'가 되었다. 해람이에게 초유를 먹일 때 조산원 원장님이 아루도 같이 먹자고 했더니 "아루는 어린이라서 젖 안 먹어요" 하더니 밤낮으로 우는 해람이를 달래느라 쩔쩔매는 동안 아루님은 동생을 괴롭히거나 떼를 쓰기는 커녕 기저귀 심부름도 잘하고 '아루는 정말 괜찮은걸까', 걱정이 들 정도로 의젓하게 행동했다. ![]() 미운 네살 해람이를 재우고 구슬쌓기 놀이를 하고나서 "아루야, 구슬 정리는 이따가 해람이 깨면 할까? "했더니 못 들은척 계속 달그락 거린다. 구슬이 달그락거리는 소리에 해람이가 깰 지도 모르니까 이따 하는 게 좋겠다." 몇 번 이야기를 하는데도 계속 못 들은척, 정리를 다 하더니 보란듯이 "해람이 안 깨네!!!" "왜?" "근데 왜?" "그래서, 왜?" 아무리 설명해도 끊임없이(인내심의 한계를 아슬아슬하게 드나들며) 이유를 묻고 말끝마다 "아니야!"를 외치신다. 너무나 모범적이고 의젓해서 오히려 걱정스러웠던 몇 달 전의 아루님은 이제 엄마가 정한 경계에 의문을 품고 보란듯이 엄마를 골탕 먹이곤 한다. "안돼, 그렇게 하지마!" 급하면 나도 모르게 이런 말들이 쏟아지는데 그간의 경험으로 볼때 아이를 나무라거나 윽박질러서는 엄마가 원하는 방향으로 아이를 변화시킬 수 없다. 갈수록 진화하는 아루님의 자아와 맞붙기 위해 보다 지능적인 전술이 필요해!! 어쨌든 비로소 아루님이 진짜 어린이가 되어가는 것 같다. 미운 네 살은 한 뼘 더 자라기 위한 성장통인듯. ![]() "엄마, 오줌은 쉬라는 뜻이야?" "쪼끼를 조끼라고도 해?" "딸기 부자는 딸기가 많다는 뜻이야?" (부자라는 말을 몰랐는데, 한살림에서 온 딸기 상자들을 냉장고에 정리하면서 내가 "딸기 부자가 됐네~"라고 했더니...) 아루의 질문에 하아린과 배꼽을 잡고 웃었다. 단 하나 쓰고 있던 유아어도 이제는 버릴 때가 되었구나. 예전에는 어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라했지만 이제 받아 들인 정보를 나름 분석하고 스스로 생각을 하는구나. 세 돌, 아루님의 눈부신 성장에 감개무량하다. ![]() 해람이의 아토피는 좀 좋아질듯 하더니 다시 두 볼이 발갛게 올라왔다가 진물이 나고 딱지가 떨어지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심한 날은 밤에도 잠을 잘 못자서 매 시간마다 깬다. 병원에 가서 스테로이드 처방을 받아 발라줄까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조금 더 버텨볼 생각이다. 그래도 잘 웃고 잘 노는 게 얼마나 대견한지! 사용한지 만 3년 된 휴대폰, 밧데리가 맛이 가서 충전을 해도 하루를 못 버틴다. 하루 종일 켜 놓고 저녁이 되면 빨간색으로 배터리가 다 되었습니다!! 메시지가 뜨는데 꼭 요즘의 내 모습 같다. 꼬박 열 다섯 시간을 아이들이랑 숨 돌릴 틈도 없이 지내다보면 밤에는 곧 쓰러질 것처럼 피곤한데 그래도 아침이 되면 약간의 충전으로 또 벌떡 일어나진다. 주변에서 애 둘 데리고 힘들지 않냐고들 묻는데 힘들 여력이 없어서, 힘들다는 것을 느낄 여유가 없어서 힘들지 않다고 대답하곤 한다. "아이들은 엄마의 기상(氣像)으로 하루 하루를 산다." 조산원 원장님께서 해 주신 말씀, 늘 마음에 새긴다.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마음을 활짝 펴고 즐겁게 살아야지... 그런데 실은 내 몸과 마음에 지치지 않는 에너지를 주는 것은 바로 아루양, 해람군이라는 사실! 몸은 고되고 힘들어도 아이들 덕에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산다. Trackback Address :: http://www.beanytime.com/tt/trackback/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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