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풍경 :: 2010/06/22 02:06



일요일 저녁, 옥상 풍경
주말내내 대부분의 시간을 옥상에서 보냈다.
파프리카에 진딧물이 생겼는데 어찌해야되나 방법을 수소문하는 사이 가지와 오이까지 옮겨가버렸다.
설탕물이나 물엿을 뿌려 놓으면 진딧물이 붙어서 꼼짝못하고 말라 죽는다고 하길래 주중에 틈나는대로 해 보았는데 비에 씻겨 내려가서 그랬는지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앞집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무당벌레를 다섯 마리 잡아다 놓았는데 역부족, 그리고 무엇이 마음에 안 들었는지 그냥 날아가 버렸다. 아이들이 이름도 지어주고 집도 만들어주고 그랬는데...
담배꽁초를 물에 담가두었다가 그 물을 뿌려 봐라, 식초를 뿌려봐라, 목초액을 뿌려봐라...
주변에서 이런 저런 조언을 해 주었는데 담배꽁초는 좀 찜찜해서, 식초는 채소 자체가 타격을 입을까봐, 목초액은 돈을 주고 사야해서 그냥 패쓰~
결국 일일이 손으로 털어내고 잡아 없애는 방법을 쓰기로 했다.
잎 하나하나 뒤집어서 물로 털어내고, 붓으로 털어내고, 손톱으로 톡하고 터트리고...
이틀동안 열심히 잡았더니 완전 퇴치는 아니더라도 한시름 놓을 정도는 되었다.
화초 하나 제대로 건사하지 못했던 우리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했었는데
잎과 줄기가 자라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고, 벌과 나비가 날아오고 거미가 집을 짓는 모습을 보면서 재미를 느낀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올라가 보고 싶어지고 자꾸 들여다보게 되고...
옥상이 있어서 그나마 이만큼이라도 자연을 가꾸고 사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해람이도 어디서 상추나 파프리카를 보면 아는 척을 하고 나비와 무당벌레도 알아본다.
'아루는 조선상추가 좋아'
바로 따서 식탁에 올려 놓으면 그게 신기한지 굳이 먹으라고 이야기 하지 않아도 먹어본다고 달려든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씁쓸한 상추를 우적우적 맛나게 먹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해서 먹어보려하는 것이 큰 변화...자꾸 먹다보면 맛을 알게 되겠지.
화분 몇 개 가꾸는 일인데도 은근히 일이 많다.
날마다 물을 주는 것은 기본, 순 따주고 묶어주고... 진딧물은 얼마나 고약한지 잡아도 잡아도 끝이 없다.
화학비료나 농약을 주지 않고 농사를 짓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일까 생각하게 된다.



가장 잘 자라고 있는 것은 요녀석들, 방울 토마토
화분에 심었을 때 높이가 해람이 보다 훨씬 작았는데 이제는 거의 내 키 정도 된다.
물만 주는데 열매가 주렁주렁~ 빨갛게 익어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흐뭇하다.
옥상에 올라올 때마다 아루, 해람이 하나씩 따 먹는 재미도 쏠쏠~



고기먹을 때나 조금씩 먹던 상추,직접 길러 먹으니 얼마나 맛있는지...
그냥 쌈장만 넣고 밥을 싸먹어도 맛있고 고추장에 쓱쓱 비벼먹기도 좋다.
따도따도 잎이 새로 나는 것이, 따고나서 사나흘만에 또 무성해지는 것이 정말 신기하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채소, 오이~
진딧물 때문에 고전하고 있지만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감고 올라가는 오이의 덩굴손~ 신기하다.



이 것이 진딧물의 실체



진딧물 퇴치에 일조하고 계신 아루님



땀띠와 아토피로 다소 힘들게 여름을 맞고 계신 해람군
Trackback Address :: http://www.beanytime.com/tt/trackback/332
  • 엘렉 | 2010/06/28 10:45 | PERMALINK | EDIT/DEL | REPLY

    텃밭농사 최대의 적은 바로 진딧물,응애,깍지벌레, 잎벌레 류의 해충이구요 ;
    장마철에는 곰팡이 병도 옵니다; ㅠㅠ
    목초액,담뱃물, 요구르트물 등등 이런것들 다 소용 없더라구요
    게중에 들을만 했던 조언은 비오킬biokilll. 약국에서 구입할수 있는 약중에 친환경적?인 방제제랍니다.

    여러해 키워 본 결과
    여러개의 고추화분중에 어느 분에는 진딧물이 잔뜩 끼는데 다른 분은 멀쩡할때가 있더라구요.
    차이는 모르겠지만... 진딧물 잔뜩 낀 한놈을 희생양으로 만듭니다. 글구 멀찍히 떨어뜨려 놓습니다.
    다만 진딧물이 바람 타고 날라온다면 낭패 -_-

    진딧물은 고추종류부터 신호가 오는데
    그런 이유로 고추류는 처음부터 다른 화분이랑 떨어뜨려 놓습니다.
    이번에는 이미 지나갔고... 담 텃밭농사부터는 고추류를 집중적으로 매일매일 살펴주세요
    진딧물이 좋아하는 먹거리는 어린순, 갖 맺힌 열매니까 거기부터 보시면 되요
    상태가 심해지면 일단 화분을 멀리 옮기고 삭발. 중노동, 약의 힘을 빌려야합니다.
    초기에 손으로 잡는게 제일 속 편합니다 ^^;

    모종을 데려올 때 묻어오는 경우가 99% 거든요.
    병충해 안 입은 싱싱한 놈으로 골라오고. 그래도 모르니까
    모종 심은 직후에 비오킬 한번 뿌리고 시작하는게 좋은 것 같습니다

    장마철이 다가올때는 오이 조심하세요- 눅진해지면서 곰팡이병이 잘 들더라구요.
    상추나 쑥갓은 잎파먹는 벌레... (물론 그냥 먹어도 됩니다; )

    추천도서로는
    텃밭백과 (박원만 지음, 들녁) - 요거 한권 있으면 왠만한 궁금증은 다 해결되요
    나를 미치게 하는 정원이지만, 괜찮아 (윌리엄 알렉산더 지음, 황정하 옮김 / 바다출판사)
    - 텃밭농사꾼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벌레와의 전쟁... 건투를 빕니다! ㅎㅎ

    • beany | 2010/06/29 02:42 | PERMALINK | EDIT/DEL

      진딧물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고 한숨 돌리려는 순간, 상추에 진딧물이 꼬이기 시작했답니다.
      보살님 말씀대로 갖 맺힌 열매, 어린순에 바글바글~ 일일이 손톱이나 아이스크림 바를 이용해서 톡톡 눌러 죽이고 있습니다.
      결국, 진딧물도 살아보려고 그러는건데, 첨부터 수확에 욕심부리지 말자라고 생각하게 되었답니다.
      농사라는 게 경험이 무척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책이랑 인터넷을 동원해도 뭔가 시원하게 정리되지 않는 사소한 궁금증들이 많아서리...
      올해의 경험을 거울삼아 내년에는 모종을 고를 때 더 꼼꼼히 살펴보아야겠어요.
      나를 미치게하는 정원이지만, 괜찮아~
      제목에 눈길이 가네요. ㅎㅎ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 PREV #1 #2 #3 #4 #5 #6 #7 #8 #9 ... #270  | NEX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