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 2010/03/13 03:34

 
시골에서 텃밭가꾸며 살고 싶다고 공공연히 이야기 하지만 실은 집에 있는 화분 몇 개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
해람군 아토피에 발라 보라고 엄마가 주신 알로에인데 겨울 내내 베란다에 방치한 탓에 거의 죽어가고 있다.
봄인데 따뜻한 햇볕을 쬐면 다시 기운을 차리지 않을까 싶어 오랜만에 물을 주었더니 예쁜 물방울들이 잎사귀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이 물방울들이 언제까지 이렇게 매달려 있을 건지, 어떤 모양으로 퍼져나갈 것인지, 얼마나 스며들고 얼마나 공기중으로 사라질 것인지, 셔터를 누르면서 들었던 생각들이
문득문득 떠오르는 요즘 나의 고민과 비슷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언제까지 '전업 주부'로 살 것인지,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지...

사진도 그렇고 스페인어도 그렇고 두 아이를 데리고 나름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무엇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지
이런 생각이 들면 현재의 막연함에 살짝 힘이 빠지기도 한다.

그러다가도 아이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힘이 나기도 하는데
아이들은 이미 지나버린 시간을 곱씹어 후회하거나
아직 오지도 않은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미리 걱정을 하느라고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바로 지금 이 순간 가장 즐겁고 가장 신나게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사는 것
그러다보면 무언가 되어있겠지.
아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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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0/03/16 19:59 | PERMALINK | EDIT/DEL | REPLY


    <리브 앤 비컴> 이라는 영화가 있었지.
    전주영화제에서 본건데 정말 감동적이었던..

    살아감으로 무엇인가 되어가는것.
    그래서 되기위해 사는것보다는 하루하루 잘 사는것이 중요한듯.
    너의 삶은 좋은 삶이 될것이 분명해.

  • 이은진 | 2010/03/16 22: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안녕하세용. 오랫만이네용. 애낳기전에 보고..
    잘 지내셧죵? 글이 너무 마음에 와닿아서요.
    때론, 정말 이렇게 살다 묻히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이 확 들때가 있어요.
    그래도 애들 크는게 참 잼나기는 해요. 이제 울 딸래미를 끝으로 내가 겪는 육아는 마지막이다 생각 하니 하루 하루가 더 아쉽기도 하고 그래서,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길려고 노력해요. 힘들어도 웃어보자 하고..ㅋ
    근데, 확실히 둘째를 낳으니 느낌이 틀리네요. ㅋ
    진향언니도 화이팅 하시고요. 날따뜻해지면 또 놀러오세용.^^

  • weon | 2010/03/17 02: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언니 화이팅! ^^ 언니를 늘 응원하는 제가 요기 있어요~

  • beany | 2010/03/17 03:42 | PERMALINK | EDIT/DEL | REPLY

    활/딱 내 생각을 반영하는 영화 제목이네... 애들 재우고 봐야겠당^^ 좋은 삶이 무얼까, 가끔은 그게 헷갈리기도 한다
    이은진/반가워요~ 둘째가 이제 백일 정도 됐겠네요. 아이 둘 데리고 다니다보면 어른들은 한결같이 '힘들어도 지금이 제일 좋을 때'라고 하시던데 정말 그렇겠죠? 아이들이 자라는 것이 신통하고 놀랍기도 하지만 아쉽기도 하지요. 인천까지 많이 멀어지긴 했지만 놀러갈께요.
    weon/고마우이~ 그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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