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한 일년 :: 2009/11/24 23:34

지난 달에 해람이 첫 돌을 맞았다. (벌써! 해람이가 만 한 살이 되었고, 돌잔치를 한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나버렸다!)
두 아이와 함께 지낸 일 년, 이제 요령이 좀 생길 법도 한데 아직까지도 하루 하루 정신없이 살고 있다.
찬 바람 불고 길가에 나뭇잎 떨어지니 아루, 해람 두 아이와 지낸 일 년을 되돌아 보게 된다.



해람이 낳기 직전의 아루 모습
막달에 아루랑 사진기 들고 두 세시간씩 산책을 하곤 했는데 요맘때 아루 사진을 보면 괜히 마음이 짠해진다.
새벽 네 시에 깨워 조산원에 갈 때도 불평 한 마디 없이 따라 나섰고 해람이 태어날 때도 옆에서 같이 맞아 주었던 아루님, 백일까지 쉬지 않고 울던 해람이를 안고 어쩔줄 몰라할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주르륵 흐를 때 슬며시 나를 안아 준 적도 있다.
고마워, 아루.



해람이 낳고 초유 먹일 때 조산원 원장님이 아루도 같이 먹자 하니까
"아루는 어린이라서 젖 안 먹어요!" 하더니



일년 사이 몸도 마음도 많이 자랐다.




이제는 진짜 어린이가 된 것 같다.


해람이는 이제



전화기처럼 납작한 것은 뭐든지 귀에 대 본다.
해람이에겐 세상 모든 물건이 "어~어~(여보세요?)"
전화기이거나



"어어!!" 굴러가는 바퀴인 듯
동그랗게 생긴 건 뭐든지 들고와서 굴려 보라고...
바퀴 달린 그림을 어찌나 좋아하시는 지 아루가 보는 그림책에서 조그만 비행기 바퀴까지도 찾아낸다.



예전에는 남자 아이가 자동차에 열광하는 것은 부모들이 그런 환경을 만들어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적도 있었는데 해람이를 보면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걸음마를 하기도 전에 자동차 장난감을 타고 다니신다.











아침에 일어나서 아이들이 잠들 때까지, (해람이는 아직 잠들고나서도 여러번 깨기도 하지만)
꼬박 열 다섯 시간을 두 아이들과 지내다 보면
뭐든지 깜박깜박 잊어 버리는 건 당연하고
세수조차 못하는 날도 있고
밥을 먹어도 진짜 코로 먹었는지, 입으로 먹었는지 알 수 없을 만큼 정신없을 때도 많다.
고 3 때처럼 입주변에 뾰루지가 자주 생기는 것을 보니 그만큼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듯...
하지만 두 아이와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내는 이 시간들이 내게 아주 큰 기쁨과 힘이 된다.



올해의 계획은 스페인어와 사진 번역을 해보는 것이었는데
짬짬이 책을 읽는 건 해도 집중하고 지속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안되니까 공부를 할 수가 없었다.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도 왜이리 힘든지, 글을 쓰다가 못 올린 적도 몇 번 있었다.
공부는 안되겠고 뭘 해볼까 하다가 여름부터 피아노를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옆 동에 사는 준성이 엄마가 일주일에 한 번씩 와서 봐 주었는데 아루, 준성이, 해람이 애들 셋을 데리고 피아노 를 치다보니 중간에 끊기지 않고 한 곡을 끝까지 다 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약속한 한 시간은 고무줄처럼 늘어나 서너 시간이 되곤 했다. 지난 달까지 꼬박 여섯 달 동안 이 '우당탕탕 피아노 레슨'을 받았는데 아이들을 재워 놓고 혼자 헤드폰 끼고 쿵쾅 쿵쾅 피아노를 두드리다보면 기분이 좋아져서 육아 가사로 인한 스트레스 해소에 아주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이번 주 토요일에 이사를 한다.
암사리조트에서 5년, 대방루에서 3년, 이번엔 강동구 성내동이다.(새 집은 이름을 뭐라고 붙일까??)
올림픽 공원이 가까워서 아이들이랑 뛰어 놀기 좋을 것 같다.
요즘은 사진 책을 읽고 있다. 피터슨 책을 읽다보니 너무 오랫동안 고민없이 사진을 찍었던 것 같다.
당분간 사진을 열심히 찍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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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9/11/26 14:49 | PERMALINK | EDIT/DEL | REPLY

    정말 쑥쑥자랐구나.
    아이들도.. 네 머리도..^^
    나도 열심히 1년간 머리길렀는데
    어저께 도저히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싹뚝!
    올해의 계획하나가 한달남겨두고 좌절된 셈이지. ㅎ

    해람이는 직접 얼굴도 한번 못봤는데 벌써 1년이네..ㅎ
    이사가기전에 들릴까 하던 계획도 결국 휙 지나가버리는구만..

    이사 잘하고
    새로운 터에서 더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길 바란다.

  • bori | 2010/01/07 13:07 | PERMALINK | EDIT/DEL | REPLY

    담주면 만나겠네 ^^ 빨리 보고 싶다.
    해람이 한테서 더 네 얼굴이 보인다.
    나도 피아노 시작했는데 ^^
    밤이고 새벽이고 치고 싶을땐 언제나! 나중에 같이 젓가락 행진곡 듀엣 어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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