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루가 목이 붓고 열이 나더니 지난 금요일부터는 잇몸이 빨갛게 부어 오르고 혀와 입 속에 하얗게 염증이 생겼다. 열은 꼬박 6일만에 내렸다. 입 속의 염증 때문에 젖과 우유 외에는 아무 것도 먹질 않는다. 그렇게 좋아하는 포도와 귤도 마다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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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아플 때 내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내 마음 가라 앉히기' 그리고 '무리하지 않기'이다. 아이가 아프면 지켜보는 것이 안타까워 서두르게 되고 당장의 상황에 급급해서 무리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마음 조금 접어 두고 보면 아이가 힘들어도 잘 견뎌내고 이겨내는 모습이 보인다. 당장 병원에 업고 달려가지 않아도, 해열제를 수시로 먹이지 않아도 잘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긴다. 물론 의사처럼 구체적으로 어느 부위가 어떻게 안 좋은 지 진단을 할 수는 없지만, 아이가 얼마나 아프고 힘들어 하는 지는 24시간 꼬박 함께 지내는 엄마가 가장 잘 알 수 있다. 내가 아루에게 되도록 약을 먹이지 않는 이유는 감기의 대증요법에 쓰이는 약들의 유효성과 안전성이 미심쩍기도 하지만, 감기 정도는 약에 의존하지 않고 몸의 조정능력에 맡겨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감기를 앓고 스스로 이겨내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몸과 마음이 더 건강해지지 않을까.
아이가 아프면 엄마는 바빠진다. 평소보다 더 보채고 짜증 내는 것을 다 받아 줘야하고 또 어떻게 하면 아이가 조금 더 편하게 쉴 수 있을까, 입 맛도 없는데 뭘 해주면 조금이라도 먹을까하는 생각에 몹시 분주해진다. 무리하기 쉽고 그러다가 지치고 더불어 아프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그래서 아루가 아플 때는 종이 기저귀도 좀 쓰고, 페이스 조절에 나름 신경을 쓰곤 하는데 사실 쉽지는 않다. 조금이라도 먹여 보겠다고 날마다 죽을 끓이고 으깨어 줬다가 안 먹으면 믹서에 갈아 주기도 하고, 머릿 속으로 끊임없이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궁리를 하게된다. 이 상황에서는 되도록 편안히 지내면서 아루가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최선인데... 느긋하게 기다리고 무리하지 말아야지,라고 오늘도 다짐.

하아린이 정신없이 바쁜데 아루까지 아프니 지난 일주일동안 참 힘들었다.
이 고달픈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만을 바랬다. 어쨌든 시간이 흐르면 아루의 잇병도 나을테고 하아린 프로젝트도 끝날 테니까,라고 생각하며 위안을 얻곤 했다.
그런데 젖을 먹고 잠든 아루 얼굴을 들여다 보다가 '요 녀석이 언제까지 이렇게 내 품에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 이 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다.
훗날에는, 아프고 힘들어서 벗어나고 싶은 이 순간도 몹시 그리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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