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물꾸물 일요일, 새단장 :: 2007/03/04 16:53

하루종일 비가 추적추적, 바람이 스산하게 부는 일요일.
음력 설 지나 계절도 바뀌는데,
회사에 복귀를 할 것이냐를 두고 마음도 잠시 심란했는데,
마침 시기적절하게 홈페이지가 버벅대는 바람에, 문제의 10만개의 스팸을 다 지우고 태터 버전 업그레이드를 하고 아예 스킨까지 싹 바꿔 버렸다.
카테고리도 바꾸고 예전 글에 일일이 태그까지 달고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아, 이제 뭔가 제대로 돌아가는 구나, 안도와 함께 이제 뭔가 새로운 걸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감으로...

사실 오늘은 승진시험을 볼 뻔한 날이다. 육아휴직은 4월 말까지인데 설 지나고 갑자기 의학정보팀과 개발팀에서 같이 일하자는 제안을 해 왔다. 의학정보팀이라면 마케팅보다 스트레스도 적을테고 출장과 주말 근무도 거의 없으며 어느정도 칼퇴근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에, 복귀를 해볼까하는 생각을 가져봤다. 마침 올해는 정규 승진을 하는 해라서 승진시험 자료도 준비해 놓고...
그런데 막상 아루를 맡길 곳을 찾으려니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결국 두 가지 다 잘 하려고 빡빡하게 사느니 그냥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5년 후의 내 모습을 상상했을 때, 회사에서 과장, 차장 되는 것이 내 인생에 그리 중요한 사건은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일 자체는 재미있게 할 수도 있겠지만 어차피 조직의 생리라는 것이 경쟁 속에서 밟고 일어서야하는 것인데 그것에 에너지를 쏟고 싶지는 않다.
당분간은 틈틈이 사진 찍으며 유쾌하게 아기 키우는 아줌마 모드로 지내기로.
여행을 떠날 때, 회사를 그만 두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그만 두었기 때문에 여행을 하고 사진을 찍고 희망시장에 나갈 수 있었듯이, 비우면 뭔가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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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7/03/05 05:1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주말내내 음주모드덕에 월요일 새벽인데 상쾌하게 잠이 안들고 뒤척이다 결국 이렇게나 이른 시간에 컴 앞에 앉았네. 오늘 월요병은 최악일듯. 홈피가 봄처럼 새롭고, 무엇으로 가득차게 될지 모르는 네 가벼워진 생활이 상쾌하게 느껴진다. 난 요즘 워낙 부산함 모드라 과연 잘하는 것일까? 의심이 되기도 하는데..비우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듯 또 그냥 저지르며 나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인듯. Buena Suerte!

  • 벼루집 | 2007/03/05 20:44 | PERMALINK | EDIT/DEL | REPLY

    be any time 진짜 외웠네요.
    책 보니까 사고 싶은 사진이 있어요.
    술래 잡기랑
    폐쇄된 기차역
    붉은 사막
    등등이요.
    음.. 그리고 비니라고 부르면 이상해요?

  • beany | 2007/03/05 21:41 | PERMALINK | EDIT/DEL | REPLY

    활/후배가 아기를 친정집에 맡기고 유학을 갔다는 말을 전해 듣고, 그런 결정을 하는데 용기가 많이 필요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살아가는 데 정답이 따로 없겠지. 비우고 다시 채우려고 하던가, 그냥 저지르며 나아가던가, 중요한 것은 결국 잘 되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나날을 즐겁게 살아가는 것!
    벼루집/아, 반가워요~. 비니라고 불러 주시면 조아 조아요!!

  • weon | 2007/03/08 13:13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언니 사진, 틈틈이 찍는게 아니고 좀 자주 찍어서 보여주면 안될까?ㅎㅎ

    진짜 고민 많았겠다. 나라도, 글구 내가 아는 비니언니도 그랬을것 같아.
    그런데 언니가 무슨 결정을 하든 난 100% 찬성이야.
    언제나 내가 고민할땐 내 주변에 언니가 있었는데, 나는 언니한테 해준것도, 지금 해줄 수 있는것도 너무 없네.
    언니 나 맥주보다 따뜻한 정종이 먹고프다. 오뎅탕이랑.
    미국 시골동네에선 절대 구할 수 없는 ㅠㅠ
    보고시포 ㅠㅠ

  • bobab | 2007/03/10 23:51 | PERMALINK | EDIT/DEL | REPLY

    나중엔 그때 잘했다 생각하시게 될거라 믿어요. 저는 준수를 승환이 돌봐주긴 했지만, 승환이 못해서가 아니라 역시 아이에겐 엄마인 내가 최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복직하면서 억지로 떼어냈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더라구요. 뭐든 억지로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그거 한가지는 참 걸리지요.

  • beany | 2007/03/12 00:24 | PERMALINK | EDIT/DEL | REPLY

    weon/정종에 오뎅탕도 괜찮지. 근데 네가 나오는 게 여름이잖어... 그때되면 맘 바뀌지 않을까? 이제 봄이니 여름도 멀지 않았네.
    bobab/만나서 반가웠어요... 그래도 준수는 아빠와 지낸 1년도 좋았을 것 같아요. Puca님에게도 역시.

  • 란향 | 2007/04/02 22:2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여행 다니실 때 자주 와서 부러워하며 사진 구경했고요. 저도 여행 틈틈이 다니면서 제가 갔던 곳과 비교하며 함께 즐거운 여행을 추억하는 것 같아 괜히 동질감을 느꼈어요. 여느 사이트들이 여행 끝나면 이내 새로운 사진을 찾아볼 수 없는데, 이곳은 계속 생활 사진이 이어져서 좋습니다. 여행이 하나의 이벤트가 아니라 생활 속의 일부분으로 느껴져서요. 저도 이곳 보며 데이트 하고, 몰디브 신혼여행하고, 지금은 신혼냄새 물씬입니다. 제 신랑도 비니씨, 좋아해요^^아~글고 희망시장에서 직접 뵈었었어요

    • beany | 2007/04/04 22:38 | PERMALINK | EDIT/DEL

      란향님, 오랜만이에요. 닉네임이 예뻐서 기억하고 있어요. 희망시장에서 뵌 것도 어렴풋이 기억나고요.
      여행할 때 우리 사이트 들러서 여행길 함께 해 주었던 그때 그 사람들은 어떻게 지낼까, 그런 생각을 가끔씩 해 본답니다. 이렇게 글 남겨주셔서 너무 반갑고 고맙습니다.
      결혼 축하드리고, 몰디브 다녀오셨다는 말에 저도 잠깐 추억에 잠겨 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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