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루가 머리를 옆으로 돌리고 다리를 계속 버둥거리더니
어느날 갑자기,
엊그제: 엉덩이가 휙 돌아가서 몸이 반쯤 뒤집어 졌다.
어제:아직 머리 들고 팔을 빼는 기술이 없어 몸을 완전히 뒤집지 못하고, 젖혀진 엉덩이가 무거워 다시 반듯이 눕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낑낑 거렸다.
오늘:어제밤부터 머리를 조금씩 들기 시작하더니 몸이 완전히 뒤집어 졌다.
이제 남은 것은 팔을 빼는 일.
누가 시키는 것도 아닌데 보기에 딱할 정도로 참 열심히 한다.
요즘 아루가 뒤집기와 더불어 밤잠을 오래 자는 변화를 겪고 있다. 수유에 관해서는 아루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 백일 전후로 밤중 수유를 그만하게 되지만 모유 수유의 경우 길게는 5~6개월까지 밤중 수유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해서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있었다. 사실, 신생아기에 비하면 밤에 3~4시간 간격으로 깨는 것은 어려운 일도 아니라서 아루가 원한다면 밤중 수유를 계속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내가 젖 먹는 시간을 정해놓고 주는 것도 아닌데, 밤이 되면 낮보다 오래 자고 깨서도 젖만 먹고 바로 자더니 이제는 밤 동안 젖을 먹지 않고 잠만 자게 되었다.
누가 가르치거나 시키는 것도 아닌데 스스로 이런 단계를 밟아 가는 아루가 신기하고 대견하다.
아루가 몸을 뒤집는데 팔을 못 빼서 애 쓰는 것을 보면 달려가서 얼른 팔을 빼주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내가 대신 팔을 빼주거나 뒤집어주지 않을 생각이다.
아이들은 자기의 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그 일을 스스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뒤집기 연습을 열심히 하더니 곤히 잠들었다.
"하아린, 아루가 나를 닮아서 집념이 대단한 거 같아. 연습을 열심히 하더니 곧 완전히 뒤집겠어"
"그거 다 아빠가 예습 잘 시켜줘서 그런거야."
Trackback Address :: http://www.beanytime.com/tt/trackback/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