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오백년 사자는데~ :: 2005/04/01 01:27



동굴아저씨가 회사를 나가겠노라고 말했을 때, 언제나 그렇듯이, 매사에 그렇듯이, 감정 섞지 않은 그 태연한 말투, 마치 오늘 저녁엔 카레밥 먹을꺼야, 라고 말하는 것처럼 너무 자연스럽게 들려서 나역시 놀라지도 않았고 그냥 무심히 '그래'라고 대답했던 것 같다.
벌써 2년전,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잊고 있었던 것일까, 아니, 함께 지내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었던 것일까.
혼자 밥먹기, 혼자 TV 보기, 혼자 시장 보기, 혼자 자전거 타기, 생각해보면 2년전에도 비슷한 생활을 했던 것 같은데 요즘, 아주 당혹스럽고 생소한 감정을 느낀다...몹시, 외.롭.다.
하아린이 없어서 너무 심심해. 엄마한테 전화를 했더니 철이 없어 그런다고 면박을 준다.
거실에 테레비는 저녁부터 혼자 떠들고 있는데 드라마를 하는 것 같더니, 왁자지껄, '웃찾사'를 하는구나, 싶었는데, 이제는 '한 오백년 사자는데~ 웬 성화요~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구구절절 민요 가락이 흘러 나오고 있다.
언제와?
엠에센은 자리비움, 대답이 없고
아리아리 쓰리쓰리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정선 아리랑은 잘도 넘어가는데.
아, 당신이 보고 싶소.

여행 일기와 사진 정리를 마무리 해야 하는데... 늦은밤 민요 가락에 괜히 서러워지네.
Trackback Address :: http://www.beanytime.com/tt/trackback/130
  • hee young | 2005/04/01 12:57 | PERMALINK | EDIT/DEL | REPLY

    ㅎㅎㅎㅎㅎ... 봄 타시나봐요~
    어째요. 같이 붙어 다닐수 있는 일을 하셔야 할듯 싶네요. ㅎㅎ
    참으세요~ 몇호 송곳이 필요하신지~ ㅋㅋ

  • 꽃동무 | 2005/04/01 14:15 | PERMALINK | EDIT/DEL | REPLY

    ^^ 저도 그런데.ㅋㅋ
    있을땐 몰랐는데.. 잠시라도 비는 그 시간이 참~ 길구 지루하더라구요^^

    사진 잘보고 있어요. 저도 다음 여행지가 앙코르왓및..동남아쪽(시간이 허락할때)인데..다시한번 가야겠구나 다짐하게 되네요^^
    좋은하루되세요~~~

  • lire | 2005/04/01 14: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추천해주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다. 올드미스 다이어리. 니가 공감을 갖게 될지 확신은 안서지만, "내 주변에 이런 인간들 많지~"하면서 보면 외로움을 견디는것이 한결 쉬워질듯...
    kbs2에서 하니까 로그인해서 처음부터 찬찬히 봐봐라.
    그러다보면 헬레가 어느날 갑자기 와서 나 회사 그만간다 그럴꺼다.
    요즘 나의 유일한 낙이다.

  • beany | 2005/04/13 00:5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송곳, 잼난 프로, 외로운 밤을 보내기위한 각종 팁과 위로의 말, 고맙습니다. ㅋㅋㅋ
    좌린이 카트라이더에 가입을 시키더니 카트와 풍선을 선물로 주었답니다.
    지난 일주일, 넘 열심히 했더니 오른 손 마디마디가 쑤십니다요.

  • 리나 | 2005/07/03 17:35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딘지 모르게 닮으신 두분~ ^^
    어제 휙 가서.. 담에 꼭 같이 술 한잔
    그럼 행복하세요~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